13.

 

 

도둑 사냥/ 淸照 온기은

 

 

 

고요가 적막을 울리면

어김없이 찾아드는 검은 그림자

살그머니 침투하여

야금야금 갉아먹는 조 마리 떼들

교묘하게 상처를 내고 여기저기 다니며

난장판을 만들어 놓고 사라져 버린다

 

그런데 참 이상도 하지?

분명 다녀간 흔적은 있는데

증거가 없네

그래서 몰래 카메라를 달아놓고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았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했던가?

단단히 마음먹고 랜턴을 켜 보니

 

세상에!!

하나도 아닌 무리 정신이 없네

발각되니 여기저기 숨느라 바쁘구나

부끄러운 줄 알면 애당초

그 짓거리를 하지 말았어야지

숨김 어디에 숨어?

너 하는 짓을 다 보고 있었다

 

아침마다 눈인사로 사랑을 나누고

따가운 햇볕에 주근깨가 날까 싶어

쌀뜨물에 설탕을 타서 마사지를 시켜 주면

매끄럽고 보드라운 속살로 살랑살랑 춤을 추며

애교를 부리던 남새밭의 푸성귀

어느 날부터 갉아대어 심장에 구멍을 내고

가슴을 서걱거리게 하더니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야비한 도둑

내 오늘 너를 체포한다. 달팽이 요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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