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이 가을에는 나를 불러주소서 / 유리바다 이종인




추수할 것은 많으나 
추수할 일꾼이 부족하다 탄식하시는 주여, 
이 가을에는 나를 불러주소서 
멀리 떠나 있던 이방 땅에서 절룩이며 
나 이제 돌아왔사오니 
넘어 넘어지며 상처 난 이 모습 이대로 
주여, 
눈물로 소리치며 나 이제 돌아왔사오니 
연약하다 외면하지 마시고 
이 가을에는 나를 불러주소서 
용감한 군사만이 일꾼이라 하옵시면 
저 넓고 분주한 들녘에 
일꾼들의 수종 자로 세워 
흥이라도 돋우게 노래라도 부르게 하소서 
이마에 흐르는 땀이라도 닦아주게 하소서 
주여, 
당신의 손으로 접붙인 저 나무 곁가지에는 
내 생애 눈물과 가난도 매달려 있나이다 
나를 긍휼히 주목하여 
이 가을에는 나를 불러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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