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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절반

별 아기 2011. 4. 4. 13:43

 

생의 절반 / 이병률

한 사람을 잊는데 삼십 년이 걸린다 치면
한 사람이 사는데 육십년이 걸린다 치면
이 생에선 해야 할 일이 별로 없음을 알게 되나니

당신이 살다 간 옷들과 신발들과
이불 따위를 다 태웠건만
당신의 머리칼이 싹을 틔우더니
한 며칠 꽃망울을 맺다가 죽은 걸 보면
앞으로 한 삼십년 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아는데
꼬박 삼십년이 걸린 셈

이러저러 한 생의 절반은 홍수이거나 쑥대밭일진대
남은 삼십년 그 세월 동안
넋 놓고 앉아만 있을 몸뚱어리는
싹 틔우지도 꽃망울을 맺지도 못하고
마디 곱은 손발이나 주무를 터

한 사람을 만나는데 삼십년이 걸린다 치면
한 사람을 잊는데 삼십년이 걸린다 치면
컴컴한 얼룩 하나 만들고 지우는 일이 한 생의 일일 터

나머지 절반에 죽을 것처럼 도착하더라도
있는 힘을 다해 지지는 마오..


Fall Changes to Winter - Michael John ~~



 

                                     

                                       그대의 아름다운 동행..커피 한 잔의 여유.. 

                                    

 

 

아무 것도

가지지 말고

가벼운 걸음으로 오세요

무거운 마음을

둘 곳이 없다면
가지고 오셔도 좋습니다.


값비싼 차는 없지만  인생처럼 쓰디쓴,

그러나

그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향기를 가진 커피를 드리겠어요.


어쩌면 숭늉 같은 커피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