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아기 2013. 3. 28. 10:18

 

 

 

고무신 / 온기은

 

 

흙마루 위에

반짝반짝 빛나는

하얀 고무신 한 켤레
깨끗이 닦아 가지런히 놓여 있는 걸 보니
우리 아버지 내일 장에 가시려나

 

흙마루 아래

뒤집어 놓인 검정 고무신 두 짝
내 동생이 고무신으로
허리 굽은 돛단배 만들어 놓았네
오늘 냇가에 미역감으러 가려나

 

흙 토방 옆에 버려진

코고무신 두 짝

모두 구멍이 났네
대문 앞에 엿 장수 가위 소리 들리는데
오늘 엿 바꿔서 나 주려나 보네

 

 

어? 아니네

우리 누나 고무풀로

땡 방해서 신으려나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