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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가는 마음
별 아기
2011. 4. 3. 22:53
비워가는 마음
모름지기 살아간다는 것은
가득 채워져 더 들어갈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
비워가며 닦는 마음이다.
한 맺히게 울어대는 뻐꾹이 목청처럼
피맺히게 토해내는 내 언어들은
죽은 에미의 젖꼭지를 물고 빨아내는
철없는 어린것의 울음을 닮았다.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이,
곧 나다.
육체 속에
영혼 속에
수줍은 듯 숨어 있는 것도
역시 나다.
나를 다스리는 주인도
나를 구박하는 하인도
변함 없는 나다.
심금을 울리는 하나의 목소리
하나의 외침, 외침들
그것도 역시 나다.
나를 채찍 질 하는 것도
나요,
나를 헹구어 주는 것도
나다.